사회

내가 만난 바랑가이 캡틴

pogicris 2022. 2. 16. 03:35

바랑가이 캡틴은 지역마다 그 규모와 힘이 다릅니다.

 

바랑가이 캡틴, barangay captain이란 ...

바랑가이는 마을, 동네라는 뜻이고 캡틴은 수장, 우두머리 라는 뜻이니 우리나라 말로 굳이 번역을 하면은 " 동네이장 "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동네이장의권한 보다는 훨씬 쌔서 많은 이권에 관여하기도 하고, 바랑가이 캡틴이 허락을 않으면 그 마을에 개발권 같은 복잡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2009년에  우연히 알게 된 필리피나 (필리핀여성) 집에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상당히 서구적으로 생긴 필리피나인데 할아버지가 앙헬레스 클락 공군기지에서 근무하였었던 "미군"이였다는 것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친구였습니다.

집이 가난하다는것을 알고 예의상 "골디락(우리나라로 이야기하면 , 파리바겟트 같은 필리핀 제과점) “에서 케익을 이것저것 많이 사서 방문을 하였습니다. 방문의 목적 중의 하나가현지인 생활도 궁금하고 그 친구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습니다.

 

집은 " 네포몰 " 이라는앙헬레스의 중심지 근처였었는데, 빈민층이 모여 사는 스쿼터 지역 (squatter: 불법거주자) 이였고 3평도 채 안되는 곳에 9명의 식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3평도 안되는 아주 작은 공간에 어설프게 2층을 만들었고 그 곳도 모자라서 잠을 2교대로 나눠서 자고있었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식구가 함께 사는 것도 신기했지만, 넉넉하지도 않은 환경에서 사촌이 사고 쳐서 감옥에 가서 그의 돌도안된 아이까지 돌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왔다고 하니 어디선가 그 친구 아버지가 나타났습니다.

" 바랑가이 캡틴 "이였으나 현재 64살이 되어 은퇴하고 가끔씩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미군이었다는 것에 대한 강한 프라이드가 있었고 자식들이 자기를 닮아 서구적으로 생겼다는 것을 구겨진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자랑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 3명의 와이프 "에게 각기 다른 자식이 모두 9명이 있는데 " 모두 미국사람처럼 " 생겼다며 이야기합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전 바랑가이 캡틴 할아버지의 와이프는 모두 3명이며 이 와이프는 같은 동네 이웃에 살고 그 분은 하루는 여기 또 하루는 저기에서 거주하시는고 계셨습니다.

아마 바랑가이 캡틴이었으면 벌이가 적지 않았을 텐데 가족이 별로 잘 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젊은 시절 너무 과도한 연애생활?을 하신 것 같았습니다. 뿌린 많은 자식과 3가정을 동시에 먹여 살리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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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서로 그의 행동이 무척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더더욱 신기한 것은그 바랑가이 캡틴의 딸의 말입니다.

" even though we live together, they don’t get jealous of us. so, we are happy ~ "

 

우리가 같이 살더라도 첫번째 두번째 부인들(그들)이 우리를 질투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행복하다.만족한다. ...

 

그 친구의 말에 그 당시 상당한 쇼크를 먹었었는데, " 과연 필리핀에서 가정과 아버지, 남자 "는 어떤 역할과 존재인지 아주 혼돈스러웠고, 이것을 그냥 운명인 냥 받아들이는 필리피나의 의식 역시 이해가 잘 되질 않았습니다.  이런 하나의 단편이 필리핀 사회와 문화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조선시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참고로, 필리핀 바랑가이캡틴은 그 바랑가이 크기에 따라서 권한과 사용할 수 있는 세금의 크기도 많이 다릅니다. 아주 부촌인지역의 바랑가이 캡틴은 거의 “부시장”의 급의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고,이런 바랑가이 캡틴은 선거로 선출되며, 선거 기한은 3년이나3번 연임이 가능하여 최대 9년 동안 집권할 수 있습니다.

 

급여는 그리 많지 않지만, 바랑가이캡틴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과 활동비는 만만치 않습니다. 급여에 비해 수십배가 많은 것이 일반적입니다.